26/08/31

26년 여름도 지나감.

매장에 갇혀서 하루 휴무 잠깐의 자전거 타는거 외에는 어떻게 지나간지 모르는 여름.

9월부터는 더 밖으로 다녀야지 했는데 가을장마가 시작된다는 소식이 들린다.

아마 다른 의미로 갇혀있는 9월이 되지 않을까 하는.

지난 가을 ott의 코스를 떠올리며 찾아간 닭목령.

지인들과 라이딩 코스를 보러 혼자 답사를 다녀왔다.

비오는 대관령은 흡사 일본 같기도 하고, 어릴적 태백 같은 모습이기도 했다.

고랭지의 마을 답게 모든 곳이 배추였다.

태백도 여름되면 푸른 벼가 아니라 배추가 온 산을 뒤덮곤 했는데, 여기도 매한가지다.

긴박한 다운힐과, 저수지를 끼고 호반길, 마을 마을 계곡길을 건너는 코스까지.

작년 가을에 걸었을때 만큼 좋았던 길.

한동안 지인들에게 테슬라의 위대함을 피력하고 다녔는데,

요즘은 pv5로 그 대상이 바뀌었다.

혼자 하는 일이 많고 밑빠진 독인 만큼 잡다한 물건이 많아서 짐 칸에 다 때려박고 다니기에 이만한 차가 없다.

개방감도 좋고 전기에 카고에 가격까지.

제발 pv5 사세요.

작년 가을 ott때의 사진.

단풍이 들면 자전거든 드라이브든 한번 더 와야겠다.

답사가 끝나자마자 행주의 전화를 받고, 2차 피자 라이딩.

쿄와에서 돈패닉까지 피자런.

답사는 안간다고 하고 피자런은 하겠다는 행주맨의 비겁함.

그런 행주맨은 언덕을 넘다가 길에서 10만원을 주웠다.

결국 피자런은 공짜 피자로 마무리.

며칠이 지나 친구들과 간 본 라이딩에서 신나게 다운힐 하다 고도리군의 타이어 펑크.

아침부터 형들 따라와서 자전거는 타지도 못하고, 언덕길을 끌고 올라가는 고도리군에게 미안한.

애초에 고도리에게 브롬톤을 준 내 실수였다.

아쉽지만 낙오자는 낙오자고 나머지 인원들은 목적지로 출발.

날씨도 좋았고 멤버도 좋았다.

엄청 계획없이 사는 P형 인간이지만, 이런 작은 행사에도 나름 계획을 세우다 보니

요즘 지인들은 나를 엄청난 J형 인간으로 알고 있다.

정작 나는 별 계획없이 생각없이 살고 있다.

마지막 업힐 구간을 마치고 잠시 휴식.

지난 ott에도 이 구간에서 잠시 쉬었다 갔었는데, 가을이 확실히 멋지구나.

이제 여기만 지나면 공도를 지나 목적지에 도착한다.

고도리군도 복귀하고 다같이 모여서 다과하고 속초로 복귀.

시골아저씨들이 모여서 더 시골로 떠나는 술 한잔 안하고 오후 2시에 일정이 마치는 건전한 라이딩 클럽.

그렇게 짧은 하루 휴무를 맛보고 다시 감옥으로.

드디어 9/4일 런칭하는 라이딩 티셔츠의 촬영과 인테리어 촬영 등 오랜만에 본업.

혼자 각 잡고 설치하고 촬영하고 보정하고, 팀원들이 그리운 40대의 촬영이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또 귀한 휴무를 맞아,

‘혼란스러워마 피자’씨의 제안으로 다녀 온 아침가리 계곡.

뭔가 아침가리라는 이름이 가평, 양평같은 이름이라 익숙했지만 경기도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인제였다.

아침가리는 정말 상상이상으로 좋았다.

코스도 적당했고 물의 맑기가 말이 안되는 수준.

성수기가 지난 평일의 계곡은 사람도 없었고 걷다가 더우면 물에 담그고 다시 걷고.

내년 여름에 시간을 넉넉히 두고 충분히 즐기다 가면 좋겠다.

간김에 하이커워크샵에서 곧 출시할 크로스백 촬영도 함께 진행.

모델은 같이 동행한 ‘집터’동생을 모델로.

원래 낚시를 즐겨해서 낚시 컨셉으로 촬영했다.

나중에 듣고 보니 미스치프 모델 경력자라고.

마지막 종착지에서 허리까지 오는 깊이와 미끄러운 바닥에 혼란스러운 순간에

역시나 나타난 혼란스러워마 피자씨의 도움을 무사히 건넜다.

내가 빠지는 건 괜찮은데 가방안에 있던 카메라들이 젖을까봐 동생을 누르는 내가 영상에 남겨졌다.

계곡을 다녀와서 이대로 바다 한번 못가고 끝나는 여름이 아쉬워서 정말 간단히 싸들고 바다로.

천진 꺼드럭은 입장불가 할거 같아서 조용한 자작도로 갔다.

30분 남짓 앉아서 물에 3번 들어갔다 온게 전부였지만 그정도로 만족했던 26년 여름바다.

조용히 잘 즐기고 있었는데 어느 가족들이 와서 굳이 옆에서 스노쿨을 하시길래 다시 도망침.

도망치는 길에 만난 친구와 그늘에 앉아서 변해가는 고성에 대한 넋두리를 하는데,

지금 이렇게 그늘에 앉아 한가로이 보내는 고성이 갑자기 낯설어서 카메라에 찍어봤다.

겨울에는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꺼드럭커들이 떠난 한적한 고성이 되겠지.

난 그 고성이 훨씬 좋다.

마지막 주말은 봉포머구리 x 단쇼와 라이터 부연동 계곡 행사까지 진행.

매장 마감하고 트래킹하고 새벽1시까지의 강행군으로 알차게 마무리.

나를 아는 모든사람들은 내가 밤 12시까지 깨어있는 것에 놀라워하며.

만두맨의 여권사진 촬영과 궁금하고 보고싶었던 루루흐 친구들의 방문.

여름이 가기전에 보고 싶었는데 마침 찾아와 주었다.

내 공간이 이제는 사라진 루루흐 같은 공간이 되었음 했는데 이미 망한거 같다.

친구들의 공간은 까다롭지만 따뜻했고 내 공간은 허술하면서 부산스러운 느낌이다.

9월은 휴무를 좀 늘리고자 휴무 달력을 짜다가 빨간날이 너무 많아지면서 또 고민에 빠졌다.

호기롭게 연중무휴를 외쳤던 처음의 내가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이런 어설픈 공간을 좋아해주신 여름의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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